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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삼겹살 한상 차림

새벽 1시, 남학생 3명이 삼겹살 5인분을 먹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7만 원짜리 식사였습니다. 이 숫자를 보는 순간, 저는 단순한 '철없는 장난'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새벽 식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3일 새벽, 대구의 한 냉동 삼겹살 식당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3명이 삼겹살 5인분과 음료, 밥을 주문했습니다. 총금액 7만 원어치였습니다. 서로 쌈을 싸서 먹여주며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식사가 끝날 무렵, 학생들은 화장실을 번갈아 들락날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주가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세 명 모두 사라졌습니다.

점주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학생들은 결국 붙잡혔습니다. 부모들은 "애들이 철이 없어서 그랬다"며 사과하고 미지급 금액을 계산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일단락된 사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접하면서 이게 단순히 돈 7만 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무전취식(無錢取食)이란 돈을 낼 의사나 능력 없이 음식을 제공받는 행위를 뜻합니다. 법적으로는 사기죄(형법 제347조)에 해당할 수 있으며,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는 행위로 분류됩니다. 쉽게 말해 "먹고 튀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특히 자영업자처럼 매출이 고정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에게 7만 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닙니다. 식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를 빼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마진이 얼마 안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던 건, 학생들이 계획적으로 화장실을 활용해 탈출 타이밍을 잡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즉흥적인 충동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사전 논의가 있었던 행동처럼 보였습니다. 그게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촉법소년 제도, 보호인가 방패인가

이 사건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바로 촉법소년(觸法少年)입니다. 촉법소년이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 미성년자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청소년을 가리킵니다. 형법 제9조에 따라 14세 미만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소년원 송치나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이 적용됩니다.

제도의 취지는 분명합니다. 아직 판단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을 형사 처벌로 낙인찍기보다는 교화(矯化)와 재사회화를 통해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자는 것입니다. 교화란 잘못된 행동이나 가치관을 바로잡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방향성 자체는 저도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어차피 처벌 안 받는다"는 식으로 잘못 인식될 때입니다. 실제로 청소년 범죄 관련 보도를 보면 "촉법소년이라서 괜찮다"는 말을 아이들이 스스로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등장합니다. 이번 대구 사건이 단순한 철없는 일탈인지, 아니면 '걸려도 별로 안 무섭다'는 인식 아래 저질러진 행동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출처: 법무부) 소년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재범률(再犯率)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재범률이란 한 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다시 같은 또는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을 말합니다. 보호처분만으로는 재발 방지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수치가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번 사건에서 부모의 대응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철이 없어서"라는 말은 아이의 행동을 설명하는 말이지, 정당화하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 경험상, 아이의 잘못을 부모가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느냐가 이후 행동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사과와 변상만으로 마무리되는 것과, 아이 스스로 피해자 앞에서 책임을 인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할 절차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피해자(점주)에 대한 직접 사과 및 피해 금액 전액 변상
  2.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 또는 지방법원 소년부에 송치
  3. 보호처분 결정 —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 명령 등 부과 가능
  4. 학교 및 가정 차원의 재발 방지 교육 병행
  5. 피해자와의 화해 조정 절차 진행(가능한 경우)

이 흐름이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촉법소년 제도가 '면죄부'가 아닌 '교육의 기회'로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자영업자 피해, 숫자 뒤에 있는 현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대구에서 냉동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입니다. 7만 원을 돌려받았으니 금전적으로는 회복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상공인(小商工人)이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자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가게를 꾸려가는 분들입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출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수는 수백만 명에 달하며,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외식업 기준으로 10~15% 수준에 불과합니다. 7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을 때 실제 이익으로 남는 건 많아야 1만 원 안팎입니다. 먹튀가 발생하면 그 7만 원은 고스란히 손실이 됩니다.

점주 입장에서 더 힘든 건 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새벽에 혼자 가게를 지키며 학생들을 믿고 음식을 내줬는데 배신당한 감정, 경찰에 신고하고 기다리는 시간,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의 스트레스. 이런 비가시적(非可視的) 비용,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시간적 손실은 어디에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 사건에서 점주의 대처를 보며 한편으로는 안도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바로 신고했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차피 잡아봤자"라며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처럼 끝까지 신고하고 결국 학생들이 붙잡히는 결과로 이어졌을 때 비로소 사회적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먹튀는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요.

자영업자 대상 무전취식 피해는 이번 한 건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걸려도 어차피 미성년자라 별로 안 된다"는 인식, 또래 집단 안에서의 과시 욕구, 그리고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환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사건 하나하나가 단편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걸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지 않으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학생이 먹튀를 하면 실제로 처벌을 받나요?

A. 만 14세 미만이라면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 명령, 소년원 송치 등이 가능합니다. 처벌이 없는 게 아니라 형태가 다른 것이며, 기록이 완전히 남지 않는다는 점이 일반 형사처벌과 다릅니다.

Q.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나요?

A. 국회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처벌 강화만으로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Q. 먹튀 피해를 당한 자영업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A. 가장 먼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성년자라도 신고 접수 자체가 가능하며, 부모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신고하는 것이 피해 회복은 물론 유사 사건 예방에도 영향을 줍니다.

Q. 부모도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나요?

A. 미성년 자녀가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 부모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 의무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부모가 자발적으로 변상했다면 민사상 책임을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 청구도 가능합니다.

Q. 자영업자가 무전취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완벽한 예방책은 없지만, 선불제 운영 방식 도입, CCTV 사각지대 최소화, 출구 동선 관리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힙니다. 또한 지역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먹튀 의심 사례를 공유하는 정보망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이 없어서 그랬다"는 말은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사건의 종착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느냐, 아니면 그냥 "운 없이 걸렸다"고 기억하느냐. 그 차이가 앞으로를 결정합니다. 보호와 책임은 함께 가야 하고, 그걸 가르치는 게 어른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msn.com/ko-kr/news/other/%EC%95%A0%EB%93%A4%EC%9D%B4-%EC%B2%A0%EC%97%86%EC%96%B4%EC%84%9C-7%EB%A7%8C-%EC%9B%90-%EC%82%BC%EA%B2%B9%EC%82%B4-%EB%A8%B9%ED%8A%80-%EC%A4%91%ED%95%99%EC%83%9D-%EB%B6%80%EB%AA%A8%EB%93%A4%EC%9D%B4-%EC%9E%A1%ED%9E%88%EC%9E%90-%ED%95%9C-%EB%A7%90/ar-AA28pMs0?ocid=msedgntp&pc=U531&cvid=6a6027ba086e439fb1acfcc4a3376ae8&ei=32